[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후보 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 항소심 첫 심리에서 트럼프의 자격 박탈을 기각할 의향을 내비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8일(이하 현지시간) 항소심 첫 심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대통령 선거 출마 자격 제한 여부는 개별 주가 아닌 연방 의회에서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콜로라도 대법원 판결로 후보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시절 보수파로 물갈이 돼 보수 우위로 재편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시작된 심리에서 보수파가 아닌 진보성향 대법관들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 트럼프 후보자격 박탈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콜로라도 대법원은 트럼프가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의 대선후보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 판결에 불복해 연방대법원에 항소했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관은 "콜로라도주 판결이 유지되면 다른 쪽에서는 반대되는 자격 박탈이 나올 수 있다"면서 각 주가 민주당, 공화당으로 갈려 서로 상대방 후보의 대선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미 헌법 14조3항을 적용해 트럼프의 후보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이 조항에서는 미 정부 관리 등 헌법수호 서약을 한 사람이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하거나, 또는 적에게 원조나 편의를 제공한 경우 의원, 대통령, 부통령을 포함해 공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의회에서 3분의2 찬성으로 사면 받으면 공직을 맡을 수 있도록 예외조항도 뒀다.
후보자격 박탈에 동원된 이 헌법 조항은 남북전쟁 뒤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