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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막춤’에 흔들리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字号+작성자:별이내리는밤닷컴출처:지식2024-03-29 22:36:03我要评论(0)

오늘 대선·총선·지선 2억명 투표… ‘이미지 선거전’에 정책은 뒷전들어가며: 인도네시아 대통령제는 5년 중임제로, 2004년부터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다. 2014년 10월 처음 취

‘틱톡 막춤’에 흔들리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오늘 대선·총선·지선 2억명 투표… ‘이미지 선거전’에 정책은 뒷전들어가며: 인도네시아 대통령제는 5년 중임제로, 2004년부터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다. 2014년 10월 처음 취임한 후 2019년 연임한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3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이번 대선엔 출마할 수 없다. 한때 정적이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 장관이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부통령 후보로 조코위 아들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 시장을 세워 사실상 여당 후보 역할을 하고 있다. 프라보워의 지지율이 50%를 넘어 당선이 가장 유력하다. 간자르 프라노워 전 중부 자바 주지사,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 등이 경쟁자다.
‘틱톡 막춤’에 흔들리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서 14일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실시된다. 1만3000여 섬에 거주하는 유권자 2억500만명의 투표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을 한꺼번에 선출한다. 민주주의 국가가 하루에 치르는 직접선거로 세계 최대 규모다.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의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튀면서도 재밌는 모습을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틱톡’으로 홍보하며 디지털에 능숙한 유권자들을 원격으로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흥미로운 선거전에 가려, 대선 후보의 면면과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지율 1위로 당선이 유력한 후보가 과거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을 이끈 인사인 데다, 부통령 후보로 현직 대통령인 조코 위도도(조코위)의 아들을 무리하게 세워 세습 논란이 이는 등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가 후퇴한다는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틱톡 막춤’에 흔들리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조코위 대통령이 3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않는 가운데 유력 정치인 세 명이 뛰어든 이번 대선전은 1강·2중 구도로 전개돼 왔다. 이 중 50%를 넘는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소속 프라보워 수비안토(73) 현 국방 장관은 유세 현장에 갈 때마다 ‘막춤’을 춘다. 흥에 겨워서 몸을 흔든다기 보다, 군중이 이를 촬영해 ‘틱톡’으로 퍼뜨리게 하려는 치밀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많다.
‘틱톡 막춤’에 흔들리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틱톡에 올라온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막춤을 추는 모습/틱톡
1967~1998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한 군부독재자 수하르토의 사위이자 부하였던 그는 수하르토 시절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민주화 운동과 동티모르 독립 투쟁의 유혈 진압을 이끌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꺼내 든 것이 ‘막춤 동영상’이다.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80%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둘째로 틱톡 사용자가 많은 나라다. 부정적 느낌을 걷어내고 친근한 이미지로 ‘세탁’하기에 틱톡 동영상만 한 것이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 소셜미디어가 프라보워의 막춤 동영상으로 넘쳐나고 있고, 젊은 유권자들은 그의 과거 행적을 거의 알지 못하고 단지 귀엽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대선 유력 주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 장관이 지난해 한 유세 현장에서 ‘막춤’을 추고 있다. /틱톡
프라보워는 앞서 두 차례 대선에서 조코위와 맞붙어 패한 정적(政敵) 지간이었다. 그러나 조코위 연립 정권에 참여한 데 이어 조코위의 아들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7) 수라카르타 시장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발탁하면서 사실상 여당 후보 지위를 얻었다.
인도네시아 대선 부통령 후보로 나선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7) 수라카르타의 틱톡 계정. 기브란은 인니 현 대통령인 조코위 도도의 아들이기도 하다. /틱톡
기브란 역시 틱톡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정치 금수저’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주력 중이다. 그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젊은 유권자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띄웠다. 인기 동영상 조회 수는 2000만회로 요즘 최고 잘 나간다는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틱톡 게시물과 맞먹는다. 인기 동영상에 가려졌지만, 기브란이 부통령으로 나선 것 자체가 무리한 세습 시도라는 지적이 많다. 종전 선거법에 따르면, 만 40세 이상만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지만 지지자들이 헌법소원을 내서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선출직에 오른 경력이 있는 자’라는 조건을 더했다. 시장 선출 경력으로 부통령에 오를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헌재소장이 조코위의 매제라는 점이 큰 논란이 됐음에도 결국 출마를 강행했다.
인니 선관위 공무원, 말 타고 투표함 옮겨 - 13일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주(州) 안동레조의 한 마을에서 한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이 말을 타고 투표함 등 선거 관련 물품들을 옮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4일 대통령 선거와 총선,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른다. /신화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유권자의 52%는 17~40세이고, 3분의 1은 30세 미만인데, 이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소셜미디어가 틱톡이다. 길고 장황한 게시물이 많은 페이스북, 다른 사람의 글을 정신없이 리트윗(공유)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X(옛 트위터)와 달리 짧은 동영상으로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검열과 규제도 까다롭지 않다. 컨설팅 업체 인도네시아 인디케이터의 루스티카 허람방은 “틱톡은 선거를 밈(meme), 노래, 춤으로 축소하며 정치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런 가벼움으로 엄혹한 군부독재기를 경험한 인도네시아가 어렵게 구축해 온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 후보들은 틱톡이 압도하는 선거전에 개탄하면서도 별 수 없이 따라 하는 양상이다. 현 집권당인 투쟁민주당 소속이지만 야당 후보나 다름없는 간자르 프라노워(56) 전 중부 자바 주지사는 “젊은 유권자들이 정책보다는 눈길 끌기용 이벤트에만 관심이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그 역시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K팝 스타 초청을 고려하고 있다. 누구를 초청하면 좋을지 추천해 달라”는 글을 올리며 ‘젊은 이미지’ 구축에 부심하고 있다. 야당 국민계몽당 소속 아니스 바스웨단(55) 전 자카르타 주지사도 인도네시아에서 인기 있는 K팝 스타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틱톡에서 ‘박 안 나이스(Park Ahn Nice)’라는 한국식 이름까지 만들어 활동 중이다.
아니스 바스웨단 인도네시아 대통령 후보의 틱톡 계정./틱톡
대권 주자들의 틱톡 의존은 세계적 추세다. 심지어 틱톡 모회사(바이트댄스)가 중국 회사라는 이유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정부 기관 내 사용 금지령이라는 빗장을 걸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조차 11일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 숏폼(짧은 동영상)과 함께 ‘안녕 얘들아(lol hey guys)’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lol은 ‘laugh out loud(웃겨 죽는다)’를 줄인 온라인 언어로 한국으로 치면 ‘ㅋㅋㅋ’ 정도에 해당한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나이 리스크’를 해소하고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적성국의 무기로 적대시하던 틱톡의 힘을 빌린 것이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인도네시아 대통령제는 5년 중임제로, 2004년부터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다. 2014년 10월 처음 취임한 후 2019년 연임한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3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이번 대선엔 출마할 수 없다. 한때 정적이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 장관이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부통령 후보로 조코위 아들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 시장을 세워 사실상 여당 후보 역할을 하고 있다. 프라보워의 지지율이 50%를 넘어 당선이 가장 유력하다. 간자르 프라노워 전 중부 자바 주지사,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 등이 경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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