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발언은 두둔"美 안보 교란용" 분석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자국 국영방송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잇단 돌발 행동과 발언으로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지난 6일 '친(親)도널드 트럼프' 인사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 인터뷰한 데 이어 이번엔 자국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돌연 차기 미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얼핏 두 후보 사이를 저울질하는 모양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중 누가 러시아에 더 좋냐'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바이든"이라고 답했다.
그는 "바이든은 더 경험치가 높고, 더 예측 가능한 인물이며 전통적인 정치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답변은 숱한 추측을 낳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 대통령의 멘트가 공개된 시점에 주목했다.
FT는 "푸틴의 발언은 바이든이 미 공화당에 '트럼프를 거역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지지해달라'면서 트럼프를 향해 '러시아 독재자에게 굴복했다'고 말한 뒤 하루 만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진실이라기보다는 미국 내 혼란을 부추기는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을 사실상 두둔했다.
푸틴 대통령은 냉전 시기 세계 최고의 정보 역량을 갖고 있던 소련(러시아 전신)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엘리트 요원 출신이다. 푸틴 대통령이 국가지도자들 가운데 특출나게 '정보 공작'에 능한 배경이다.
[김상준 기자]